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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SS

[오마이뉴스] 박용진 "안철수, 민주당 오지 않아서 다행이다"

2013.06.12 19:24

이영광(kwang3830)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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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안철수 의원이 민주당에 들어왔다면 민주당이 자기 혁신이나 개혁을 안 하고 안주했을 수도 있는데 정치세력화를 하겠다고 하는 것이 다행"이라면서 "안 의원이 민심이라는 호랑이가 되어 민주당을 향해 달려들 텐데 안 죽으려면 죽으라고 달릴 수밖에 없고 결국 민주당에 약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10일 국회 본청 민주당 공보실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박 대변인은 당 대표가 8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대변인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을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했으며, 민주당 계파 같은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계파의 영향을 안 받은 것 같고, 대변인 업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판단하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변인은 대변인에게 필요한 것을 "말을 잘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하고 조직이 안정되게 하는 것"이라면서 "롤 모델을 박지원 전 원내 대표와 우상호 전 대표"라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2005년 즈음 진보정당인 민주노동당에서도 대변인을 지냈다. 소수당 대변인과 제1야당의 대변인 차이에 "민주노동당 때는 혼자서 이슈를 만드는 것이 불가능했는데 지금은 이슈를 만들거나 목소리를 내야 하겠다고 하면 반영된다"면서 "힘의 차이인 것 같다"고 진단했다.

화제를 바꿔,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에 민주당이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박 대변인은 "여기까지 끌고 온 것이 민주당이 아니냐? 고소·고발을 가장 많이 당한 게 민주당인데 왜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고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지지층이 볼 땐 속 시원하게 안 보여도 민주당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인터뷰를 할 즈음 박 대변인은 남북 당국회담에 기대를 품고 환영하는 입장이었다, 그러나 11일 무산이 되자 "실질적인 문제에 접근도 못 하고 무산되어 안타깝다"며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결과로 대화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이제 그 시작점에 서 있다"고 말했다. 또 "자꾸 북과 대화에 앞선 기 싸움에 집중하다가 자칫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게 될까 걱정이다. 다시 실무협의를 복원해서 하루빨리 합의한 남북당국회담을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한다"고 남북의 대화를 촉구했다.

최근 역사 왜곡 등으로 논란이 되었던 <일간 베스트(이하 일베)> 사이트에 대해서는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는 적절하게 대응하면 되지 사이트 폐쇄가 적절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다"면서 "내버려두면 놀다 지칠 것"으로 전망했다.

다음은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과 나눈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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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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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대표가 8번이나 바뀌었음에도 대변인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이 있을까요?
"처음엔 그냥 치기 어린 마음에 '내가 몇 번째 대표를 모신다'고 했는데 생각해보면 대표가 자주 바꿨다고 하는 것은 당이 그만큼 혼란하다는 의미라서 얘기를 자주 하는 것은 그리 좋아 보이지 않아요. 아무튼 비결은 제 역할에 충실히 하려고 했고, 민주당 계파 같은 것을 잘 모르기 때문에 계파의 영향을 안 받은 것 같고, 대변인 업무에 적합한 사람이라고 판단하신 것 같아요. 저는 대변인을 기술직이라고 생각해요. 혼란한 당에 뭔가 중심을 잡고 정치적인 연속성을 갖는데 대변인으로서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는 건 개인적으로 자랑스럽고 기쁘게 생각해요." 

- 대변인에게 필요한 것이 있다면 무엇입니까?
"말을 잘하는 것이 대변인 역할인 줄 아는데 잘 보고 잘 들어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적절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대변인이 신조로 삼아야 할 것 중 하나가 과유불급입니다. 지나치게 뭘 해보려고 기술을 부리려다 잘못하면 대변인이 오버하게 될 수도 있어요. 오버하게 되면 안 하니만 못하니까 과유불급이라고 생각하고, 전체 조직 시스템을 잘 보고 의견을 잘 들어서 대변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 롤 모델이 있으신가요?
"대변인이 갖춰야 할 기본 덕목은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하게 하고 조직이 안정되게 하는 것인데 성실함으로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죠. 모든 기자의 일관된 평가에요. 대변인으로 갖춰야 할 첫 번째 덕목이 성실함 같아요. 박 전 원내대표가 대변인으로서 잘했다는 것이 기자 사회에 총평이에요. 물론 박 전 원내대표가 대변인 하신 지 꽤 되었기 때문에 나이 든 기자들이지만요. 그리고 성실함과는 다른데 안정적으로 처리하는 건 우상호 전 대변인이에요. 성실함과 안정감은 다르다고 봐요. 그런 면에서 우상호 선배가 상당히 훌륭하죠. 새누리당 쪽에는 리더가 너무 강해서?(웃음) 새누리당 쪽에 롤 모델로 삼을 만한 대변인은 없죠. 지금도 저쪽 대변인은 약하잖아요."

- 민주노동당에서도 대변인을 하셨잖아요. 소수당 대변인 할 때와 제1야당 대변인은 차이가 있을 것 같은데...
"민주노동당 때는 2004년 원내 진출하고 첫 대변인을 맡았어요. 같은 해 12월에 그만 뒀어요. 논평이나 이런 것이 아니라 글을 하나 썼는데 그것이 문제가 되어서 물러났다가 2005년 10월에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가 들어서면서 대변인으로 발탁되었고, 2007년 대선까지 했어요. 그때도 꾀 길게 했어요. 

그때는 모든 문제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이슈가 만들어지면 의견을 냈죠. 민주당은 제1야당이니까 이슈가 만들어지면 따라가는 것도 있어요. 이것을 이슈로 만들거나 목소리를 세상에 내야겠다고 하면 그게 이슈가 되거나 반영이 되니까 힘이 있는 것 같아요. 진보정당이 혼자서 이슈를 만들어 내는 건 거의 불가능해요. 제1야당은 그렇지 않더라고요. 그런 차이가 있죠."

- 대변인은 당의 입장을 말해야 하니, 박 대변인의 생각과 차이가 날 때도 있을 텐데 그런 때는 어떻게 해요?
"그럴 때는 말을 하지 않거나 당의 입장만을 말해요. 그건 너무 당연한 거죠. 대변인은 자기 정치를 하는 게 아니잖아요. 그런 경우는 제가 말하지 않고 다른 분이 말하게 하기도 하죠."

- 대변인만의 고충도 있을 텐데 무엇입니까?
"어제(9일) 같은 경우죠. 일요일에 출근했는데 남북실무회담이 지지부진해지고 저녁 8시까지 기다리다가 퇴근해야 하는 경우도 있죠. 또, 영화를 보러 갔는데 논평해 달라고 해서 영화를 보는 중간에 나오거나 전화를 해줘야 할 때도 있고 심지어 가족하고 저녁 식사를 하다가 숟가락을 놓고 다시 국회로 들어와야 하는 경우도 있고 했어요. 그런 면이 힘들죠."

- 화제를 바꿔보죠. 현재 민주당의 상황은 최악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텐데 존재감조차 느낄 수 없는 현실을 어떻게 보십니까?
"다행인 건 민주당 사람들이 지금이 가장 안 좋다는 걸 알아요. 어떻게든 이걸 극복하려고 하고 있죠. 다행히 안철수 의원이 대충 민주당에 들어가서 민주당의 힘을 가지고 뭘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좀 안심이 돼요. 왜냐면 안 의원이 그렇게 안 하면 민주당이 자기 혁신이나 개혁을 안 하고 안주했을 수도 있어요. 

제가 볼 땐 안 의원이 민심이라는 호랑이가 되어서 저희에게 물어뜯으려고 달려드는 것이거든요. 호랑이에게 안 뜯기려면 죽으라고 달리는 것이 자기혁신의 과제를 잘 수행하는 것으로 봐요. 민주당에 약이 되는 것이고, 민주당에 약이 되면 대한민국 정치에 좋은 것이라고 봐요. 누가 이길지는 모르지만, 민주당이 문제가 있다는 것을 알고 달라진다면 의미가 있다고 봐요."

- 대선 후 아직도 국정원 대선 개입 사건이 끝나지 않고 있어서 국민은 SNS를 통해 문제를 제기하는 데 반해 당사자인 민주당은 소극적 대응을 한다는 느낌인데, 정확한 민주당의 입장은 무엇인지 말씀 부탁합니다.
"글쎄요. 이건 동의할 수 없네요. 여기까지 몰고 온 것이 민주당 아닌가요? 이 사건으로 가장 많이 고소·고발당한 게 민주당이에요. 왜 민주당이 아무것도 안 했다고 하는지 모르겠어요. 

민주당은 어쨌거나 청와대 찾아가고 대표 연설에서도 이야기하고 제정신청, 법무장관해임결의안 제출이라는 카드까지 준비해서 움직이고 있어요, 지지층이 볼 땐 민주당이 속 시원히 안 한다고 보는데 속 시원하다는 게 뭐죠. 텐트치고 농성해야 해요? 그게 아니라면 저는 민주당이 최선을 다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은 할 수 있는 걸 하고 있어요. 국정원 선거 개입 관련해서 가장 많은 법적 재제와 탄압을 받아가면서 움직이는 걸 국민이 알아주시면 좋겠어요." 

- 지난 9일 남북 실무회담이 무산되었는데 대북 문제를 어떻게 보세요?
"이건 민족 전체의 운명이 걸린 거니까 잘 되길 바라는 것이 초지일관이에요. 민주당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얘기했어요. 그런데 대통령이 아무것도 안 하니 답답해서 강조하고 이야기했죠. 이제 됐다고 생각했는데, 형식적인 문제로 실질적인 내용에 대한 접근은 시작도 못 해보고 엇나가서 안타깝습니다. 

중요한 것은 지금 박근혜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결과로 대화가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신뢰프로세스가 이제 그 시작점에 서 있다는 점입니다. 자꾸 북과 대화에 앞선 기 싸움에 집중하다가 자칫 교각살우의 우를 범하게 될까 걱정입니다. 지금은 우리가 북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야 하는 시점입니다. 다시 실무협의를 복원해서 하루빨리 합의한 남북당국회담을 진행하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기를 기대합니다."

- 민주당이 종편 출연을 허가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개인적으로 언론에 선 긋고 얘기하는 것은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저는 서로에 대해 인정할 건 인정해야 한다고 봐요. 채널A나 TV조선이 5·18민주화운동에 대해서 왜곡보도 했을 때 가장 먼저 지적한 게 저희에요. 그게 언론에 난 것은 이틀 뒤에요. 종편 누가 보나요? 저희가 보고 바로 항의한 거죠. 방송사는 창사 1년 만에 참사가 벌어진 거죠. 몇 번 사과했잖아요. 자기들도 창피할 거예요. 

어쨌든 재제도 받아야 할 상황이 왔고 그렇지만 종편은 안보장사, 보수장사를 하고 있겠죠. 그러나 거기도 언론이라고 생각한다면 인터뷰든 뭐든 해야죠. 저희가 요구하는 것을 권철하려는 것은 저희 몫 인거죠. 정치하는 사람이 언론을 가리면 안 된다고 생각해요. 저희가 안 나간다고 종편이 방송을 못 하진 않고, 오히려 보수적 인사로 대변하잖아요. 그럼 그걸 보는 국민은 그렇게 판단 할 수 있죠. 지옥까지 가서라도 내 편을 만드는 것이 정치인의 책무라고 보고 게다가 대변인이라면 지옥이 아니라 상 지옥이라도 언론인이 있는데 가서 자기 당의 이야기 해야죠."

- 요즘 일베 사이트 논란이 있잖아요. 일베를 어떻게 해야 할까요?
"내버려둬요. 그렇게 놀다 지치겠죠. 신경민 최고위원은 폐쇄해야 한다고 하신 것 같아서 말하기 조심스럽지만 뭐 사이트잖아요. 거기서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명예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는 적절하게 대응하면 되지 사이트 폐쇄가 적절할지에 대한 고민이 있어요. 마찬가지로 보수 측에서 진보 사이트 폐쇄하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고 봐요. 세상의 모든 이견, 나와 다른 생각은 존중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 민주당 내 얘기를 해보죠. 민주통합당에서 민주당으로 당명을 개정한 것에 반발에 문성근 상임고문이 탈당했어요. 박 대변인도 통합정당으로 합류하신 것으로 아는데 문 상임고문의 탈당 어떻게 보십니까?
"문 상임고문의 탈당에는 여러 이유가 있죠. 당명 때문만은 아니고 당원 중심으로 다시 가게 되면 이른바 외부 지지자들의 참여가 막히고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의 기득권이 고스란히 유지되면서 가는 것 아니냐고 하는 생각이 있으신 거 같아요. 근데 기본적으로 정당정치를 중심으로 보면 당원이 중심이 되는 정치가 필요하다고 봐요. 대신 당원이 입당원서만 쓰는 것 말고 교육도 받고 당 활동에 참여도 하는 당원 즉 진짜 당원을 얘기하는 것이고 저는 문 고문의 고민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정치인으로서 보다 폭넓은 자기 역할을 찾아 간다고 생각해요. 민주당과 법적인 관계는 정리했어도 폭넓은 역할은 하실 거라고 봐요."

- 안철수 의원 측과의 관계 어떻게 설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앞서 말했지만, 안 의원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우리 정치와 민주당의 혁신에는 좋은 자극제인 것 같아요. 같은 반 급우라고 생각해요. 우리는 야권이라는 같은 반에 있어요. 시험 볼 때는 1등을 놓고 경쟁할 수는 있지만, 몇 반이냐고 물으면 '야권반'이라는 반의 급우는 경쟁과 동지 관계라고 봐요." 

- 안 의원 측은 민주당과 연대할 생각 없다고 했는데, 선거에서 연대 안 하면 새누리당만 좋은 것 아닌가요?
"국민이 결정해 주실 거예요. 우리의 헌법체제가 다당제를 선택하고 있는데 매번 선거 연대만 얘기하면 양당제를 인위적으로 만드는 것 밖에 안 되거든요. 예를 들면 모든 선거를 하면서 자기 가치를 어떻게 실현시킬 것인지를 생각해야지 선거를 앞두고 어떻게 연대하고 단일화만 생각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라 선거 게임 하는 거죠. 

적절치 않다고 보고 안 의원이 연대 안 한다는 것은 선거 때 연대 안 한다는 거겠죠. 안 의원이 야권하고 연대 안 하면 국회의원이 둘 뿐인데 법안 하나라도 낼 수 있겠어요? 법안 발의 도장 찍어줄 사람이 야권인데 법안 연대는 해야 할 거 아니에요. '을'을 위한 경제민주화 한다면서 민주당과 정책연대 안 해요? 정책 연대해야죠. 법안이나 정책 연대하고 또 그런 방향에서 맞게 되면 선거연대를 하는 거지 지금 당장 선거 연대를 하네마네 하는 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는 거죠. 선거가 닥치면 국민에게 어떻게 저희 정치 철학과 노선을 설명할지를 먼저 생각하는 게 정당 정치 핵심이라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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