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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WORD

안철수의 지지자와 용병의 차이

2018년 8월 어느날 페북에 올린 글입니다.

 

오랜만에 들어와 본 페북도 잠깐 사이에 아주 많이 변해있음을 느낌니다. 많은게 낯설고 어색하게 느껴지기만 합니다

 

어제까지 년안철수의 땅이었던 이 곳이, 안철수가 사라지자 마자 재개발의 춘추전국 시대로 변해있는 이 동네를 지금 무심히 바라보고 있습니다.

 

여기저기 떳다방 천막도 눈에 보이고 곧 큰 전쟁이라도 일어날 듯 긴장감 마저 느껴집니다. 산발적인 총소리와 함께 곳곳에서 벌어지는 국지전도 벌써 눈에 띄기 시작합니다. 각 후보 진영에 몸 담고 있는 용병들 끼리의 머리끄댕이 쌈질이 그것입니다.

 

그런데 이 용병들의 면면이 아주 많이 낯이 익습니다. 자세히 보니 하나같이 안철수를 지지한다고 외치던 바로 그 분들입니다. 어제까지 한 마음으로 뭉쳤던 그 분들끼리 치고받고 싸우고들 있는겁니다. 그런데 더 희한한 건 99.99% 안철수 지지자들만 보이고 유승민 지지자나 바른정당 지지자는 하나도 안 보입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은 적이되어 서로에게 총질을 해 대고 있는 사실이 잘 이해되지 않았지만 (과거의) 안철수 지지자들이 어느 순간 당대표 후보들의 용병이 되어 서로에게 총질을 해대고 있는 상황이란 걸 알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저는 한참동안 안철수 지지자들 끼리 서로 코피터지게 싸우는 황당한 상황을 의아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이건 또 뭐하는 짓들이냐.. 하면서

 

더 웃기는 장면은, 이 용병들이 싸우면서 내세우는 구호입니다. 하나같이 '안철수' 구호를 외치면서 안철수 지지자를 향해 열심히 총을 쏴대고 있습니다. 구호를 외치려면 후보자 이름을 외쳐야지 왜 안철수 이름을 앞세워 총을 쏴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것도 쏘는척이 아니라 진짜로 쏘고 있습니다. 죽으라고..

 

안철수 지지자들만의 전쟁 상황을 지켜보는 하루동안 내가 느낀건, "과거 안철수의 지지자였다는 경력이 요즘 비싸게 잘 팔리고 있는 모양이다" 였습니다. 그나마 잘 팔린다니 바람직한 현상 아니겠냐.. 고 말한다면 혹시 야단 맞지나 않을지 모르겠습니다.

 

월급인지 수당인지는 잘 모르지만 여하튼 유급으로 참여하는 분도 보입니다. 용병이니 공짜가 아닌 건 당연합니다.

 

정작 슬픈 사연은 다른곳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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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으로서 각 캠프에 참여한 이상 당원이나 유권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거나 요구할 수 없다는 당연한 내용을 용병들이 모르고 있다는 겁니다. 죽으나 사나 주군을 위해 이 한 몸 바쳐야 하는 뻔한 사실을 모르고 있는겁니다.

 

갑인 당대표 후보에게 예속된 을의 입장에서 갑의 지시에 따를 뿐 어떠한 요구도 할 수가 없는 건 당연합니다. 지가 무슨 민노총이라고 감히 갑에게 옳다 그르다, 이래야 한다 저래야 한다 요구를 할 수 있겠습니까. 까라면 까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안철수 지지자를 향한 총질은 기본이고 상대 후보에 대한 없는 비리도 만들어내야 합니다. 심지어는 거짓 마타도어까지 서슴치 않아야 되는 건 물론, 안철수를 비난해야 할 경우가 생기면 당연히 그래야 합니다. 위에서 시키면 당연히 해야할 의무가 용병들에겐 있는거니까요.

 

신천지 동영상을 눈에 보이지 않게 감추거나 마타도어가 아니라 진실을 말한거라고 거짓 변명까지 서슴치 않고 해내야 합니다.

 

"안철수를 죽여라" 명령이 떨어지면 죽여야 하는겁니다

 

일회성 소모품인 용병의 숙명이고 비애입니다.

 

지지자를 향한 총질은 안철수를 향한 총질과 다르지 않습니다.

 

"이게 다 안철수를 위한거야.. 난 안철수 지지자로서 당연히 안철수를 위해 애쓰는 정치인을 돕고 있는거야.." 라고 중얼거리면서 과거의 동지들에게 총질을 해대며 자기암시를 하고있지만 안철수 지지자에게 총을 쏘는 순간 안철수가 그 총을 맞게 된다는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는 게 나는 이상합니다.

 

그리고 먼 훗날 안철수가 돌아왔을 때 다시는 안철수 지지자로 되돌아 올 수 없다는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안다면 절대 이럴 수는 없습니다. 월북한 자가 다시 이 땅에 돌아오는 건 하느님 콧털 뽑는 것 보다 더 어려운 일입니다. 이 나라의 정치판은 신분세탁을 절대 허락하지 않으니까요.

 

안철수 지지자를 향해 총질을 해대던 자인 걸 세상이 다 아는데, 자신이 몸담고 있던 모임도 뿔뿔이 흩어지게 만든 장본인인걸 모든 지지자가 다 알고 있고 심지어 트럼프 까지도 다 알고 있는데 어떻게 철판깔고 다시 돌아온다는 말입니까. 과거의 동지를 향해 총질을 할 때 좀 덜 아프게 쏜다면 또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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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 안철수의 복귀를 위해 정치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어느 시러배 아들놈이 지 돈 들여서 안철수를 위한 정치를 한단 말입니까. 말이 되는 소릴 해야지.

 

후보들 입에서 공통적으로 쏟아내는 이런 얘기는 다 동화책 속의 산타할아버지 이빨빠지는 소리일 뿐입니다

 

백이면 백, 다 권력욕에 빠진 자신을 위해 정치를 하는 겁니다. 이 들에게 안철수의 존재란 정치 동업자로서 여의도에 넘쳐나는 수많은 경쟁자들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따라서 안철수가 다시 복귀해서도 안 되고 정치판에서 사라져 주면 그저 고마운 경쟁자일 뿐이란 얘깁니다.

 

다만 안철수란 이름의 갑옷을 자신에게 씌워주고 사라져 주기만 한다면 이 보다 더 고마울 수는 없겠지요

 

현재 표면에 등장한 당대표 후보들 중, 안철수의 복귀를 위해 당을 키우고 터전을 닦아놓겠다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과연 누굴까요.

 

안철수가 마타도어 융단포격을 당할 때 앞에서 몸으로 막아주고 힘이 돼 준 정치인이 과연 누가 있었는지 되돌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답은 하나도 없다 입니다

 

모두가 안철수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란 생각으로 한 켠에 비켜서서 바라보고만 있었을 뿐인거 너도 알고 나도 압니다.

 

백이면 백 그들의 권력욕구와 영달을 위해 안철수의 이름이 필요할 수는 있어도 안철수가 내 주변 정치판에 있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하는 자들 뿐입니다. 안철수가 사라져야만 자신이 일어설 수 있다는 공통적인 생각들을 서로서로 공유하고 있는 자들입니다.

 

안철수 이름을 팔면서, 안철수를 위하고 선당후사 어쩌고 하면서 당대표에 출마하는 자들의 공통점은 하나같이 여러분의 표만 필요로 할 뿐 안철수의 존재나 복귀 여부는 안중에도 없다는걸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망상의 꿈에서 얼른 깨어나야 합니다. 그래서 안철수에게 필요한 관리형 정치인, 관리형 당대표를 우리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냉철한 시선으로 지켜보다가 어느 순간 우리가 선택한 '관리형 당대표' 한 사람에게 표를 몰아주면 된다" 고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따라서 당분간은 누가 좋다, 나쁘다 소리를 하지말고 그저 조용히 지켜만 봐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안철수 지지자 분들이 당대표를 선택하는 단 한가지 기준은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당대표가 된 이 후 '합당,통합' 을 말하거나 맘속에 품고 있는 후보만 가려내 제외시켜 주시면 된다고 생각합니다. "합당과 통합을 통해 당세를 키우고 어쩌고.." 하는자만 피해 주시라는 말씀을 드리는겁니다.

 

왜냐하면 이 꼼수가 진행되는 과정을 통해 안철수가 돌아올 다리가 어영부영 사라져 버리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겐 공연히 일을 저질러 패를 망치는 "나를 따르라!.." 형의 당대표가 아닌 관리형 당대표가 필요한 때 입니다. 안철수가 없는 지금 이 시점에서 우리에게 필요한 당대표는 다름아닌 바로 '관리형 당대표' 인 것입니다.

안철수가 돌아올 다리를 없애버리려는 음모인 '합당,통합' 운운하는 자들만 젓가락으로 골라내 닭모이로 던져버리면 됩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제 판단으로는 이미 물밑에서 합당과 통합 음모를 꾸미는 자들이 있는것 같아 보입니다. 합당한다면 한국당, 정의당, 민평당중 하나이거나 둘 일텐데 하나같이 지구를 떠나야 마땅할 정당과 합당한다는 건 안철수의 눈높이에서 볼 때 가당치 않습니다.

 

어쩌면 합당 대상에 문제인당도 포함돼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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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후보 캠프에 몸 담고 계신 과거의 안빠였던 용병 여러분께 드리는 마지막 부탁입니다

 

기왕에 용병이 되기로 결심한 이상, 마음의 짐이되는 '안철수를 위해서'란 명분 따위는, 걸리적거리는 양심이나 의리따위는 벗어던지고 각자의 주군을 위해 열심히 싸우시기 바랍니다. 가능하면 피터지게..

 

여러분이 각자 몸 담고있는 캠프에선 당신들을 동지가 아닌 종이컵과 같은 일회성 소모품으로만 생각한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두시고 기왕이면 이참에 옹색했던 살림에 보탤 쌈지돈도 두둑히 챙기시기 바랍니다.

 

아니면 가산탕진 하시거나...

 

그래서 과거의 안철수 지지자 답게 큰 공을 세워 주군을 기쁘게 만드시기 바랍니다.

 

그래서 "안철수 지지자는 얼굴도 안 보고 데려간다" 는 소문이 멀리멀리 퍼지게 해 주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용병이 될 후배들을 위해 선배가 남겨 줄 마지막 배려가 아닐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