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10.10
선량한 사람이 양아치에게 붙잡혀 피해를 입고있는 현장을 목격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도와주고 싶은 생각을 갖게 마련이다. 하지만 양아치 둘이 싸울때는 아무도 도와줄 생각을 하지 않고 외면하게 된다. 싸우고 있는 둘이 똑같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새누리의 비겁한 정치행태에도 불구하고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이유다.
국정원사태, NLL포기, 기록물사태 등 현재의 혼란스런 정치상황을 놓고 양당의 싸움이 계속되고 있지만 원인제공을 한 새누리도 코너에 몰린 민주당도 국민의 눈에는 똑같은 가해자로만 보여져 지금의 분탕질의 본질이 새누린지 민주당인지 구분도 잘 되지않는다. 그저 구태정치권의 구태스런 행태로만 보여질 뿐이니 어느 한 편의 손을 들어 줄 생각도 들지 않는다.
이런 현상이 친노들이 당을 망치고 있는 때문인지 아니면 민주당의 고질적인 구태 습성 때문인지는 따지고 싶지 않다. 선과 악이 구분되지 않는 상황에서 민주당이 애써 쏟아내는 변명조차 설득력이 떨어지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둘 다 외면받게 되는 상황을 자초하고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박근혜와 새누리가 정의롭지 못한 정치적 행태를 계속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민주당이 지속적으로 국민을 위하는 정치적 스텐스의 모습을 보여줬다면 아마 상황은 많이 달라져 있을거라고 생각한다. 4월 총선, 지방선거, 대선을 망쳤다 하더라도 만약 안철수의 요구대로 민주당이 당 쇄신을 서둘렀다면 지금의 사정은 어떻게 달라져 있을까. 어쩌면 안철수의 입지도 많이 작아져 있을터이지만 그만큼 민주당도 제자리를 찾아 안정된 세를 구사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민주당은 쇄신대신 뜬금없이 '범야권연대' 를 말하고 있다. 뒤집어 쓰고 있는 더러운 오물을 씻을 생각도 없이 새 옷을 빌리려는 형국이다. 그 제안은 결국 그들의 힘을 빌어 10월 보선을 치루겠다는 계산이고 민주당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 하는 불안함에 더해서 선거에 무참히 깨지는 책임을 분산시켜 보려는 꼼수일 뿐이다. 그 책임 전가를 위한 대상에 안철수도 포함시키는 잔머리를 굴린다.
이제 그들 민주당에 주어진 재생의 시간은 끝이 보인다. 자기쇄신으로 당의 정체성을 바꿔볼 생각을 아직도 엄두를 못내고 있는 그들에게 남은 기회는 없어보인다. 안철수 신당에 흡수되는 길밖에 다른 대안은 없다. 선별적인 흡수를 거치고 나면 민주당은 이제 20세기의 유물로만 기억될뿐, 그 이름은 사라지게 될것이다. 그렇게 될거라고 생각한다. 그래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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