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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안철수, 최장집 교수가 밝힌 노동중심 신당 구상에 “같은 생각”

2013-05-28 22:19:24

심혜리 기자 grace@kyunghyang.com



무소속 안철수 의원이 28일 최장집 ‘정책네트워크 내일’ 이사장(고려대 명예교수)이 밝힌 노동 중심의 신당 건설 구상(경향신문 5월28일자 1면 보도)에 대해 “같은 생각”이라고 밝혔다.

지난 25일 최 이사장이 노무사들을 대상으로 한 강연에서 “민주당보다 진보적인 성향의, 노동 의제를 강화한” 신당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피력한 사실이 28일 언론을 통해 보도되자 안 의원은 이날 저녁 이 같은 입장을 발표했다.


안 의원은 “정치권과 사회가 고용의 질이 나빠지고 근로여건이 악화되는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심각한 지경에 이른 지 오래”라며 “이 문제가 중요한 정치의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은 최 교수님의 원래 소신이며, 저도 같은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고 토론과정을 거쳐 사회적 합의에 이르러야 한다”며 “그리고 가장 중요한 것은 정치가 실제로 이런 과정과 결과물을 담아내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이사장이 “노동문제를 최우선 의제로 다루고 진보적인 스탠스를 갖는 당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안철수 신당’의 구상에 대해 안 의원이 공감한다는 생각을 밝힌 것이다.


이날 안 의원의 측근들도 최 이사장 구상에 대해 신당 건설에 있어 중요한 ‘좌표’가 제시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정기남 전 안철수 대선캠프 비서실 부실장은 “최 교수의 말씀이 신당에서 하나의 주요한 좌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주전남 시민포럼 공동대표인 이상갑 변호사도 “최 교수가 지금까지 노동 없는 민주주의의 취약성을 얘기해왔기 때문에 (그를 영입한) 안 의원도 공감대가 없진 않을 것”이라며 “현재 정당들이 노동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신당이 노동의제를 다시 제기하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안 의원의 또 다른 핵심 측근은 “최 교수의 생각은 ‘목소리 작은 분들, 목소리 내기에도 지친 분들을 대변하겠다’고 한 안 의원 발언과도 맞닿아 있다”며 “안보는 보수지만 사회·경제적으로는 진보적인 입장을 갖는 안 의원도 동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가운데)가 2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6월 임시국회는 경제민주화법 입법을 통해 을의 눈물을 닦아주는 국회가 돼야 한다”고 발언하고 있다. | 김영민 기자


무엇보다 안 의원의 이날 입장 공개는 이례적일 정도로 신속했다. 안 의원이 서둘러 입장을 발표한 것은 그간 ‘중도’를 표방해 온 만큼 최 이사장의 진보적 ‘노동 중심 신당론’이 내부 이견과 혼선으로 비쳐 논란이 확산되는 것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실제 안 의원은 ‘고용, 근로조건’으로 표현한 노동 문제의 심각성과 정치의제화 필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다양한 의견의 토론을 거친 사회적 합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노동의제는 진보진영만의 의제가 아니라는 것으로 ‘보수·진보’ 정체성 논란을 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안 의원은 최 이사장 강연 하루 전인 지난 24일 기자들과의 오찬간담회에서 “노원병 지역구에 서민들이 많이 산다”며 “이념 프레임과는 전혀 상관없이 사회에서 힘든 쪽부터 챙기는 것이 건강공동체를 만드는 길이다. 진보나 보수가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또 “보수냐 진보냐 이전에 기본적으로 옳은 일인가로 접근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날 최 이사장의 신당 구상이 언론에 보도되자 안 의원을 포함한 측근들은 지지자 및 지역포럼, 유관단체들로부터 “신당의 방향이 진보로 합의가 된 것이냐” “노동을 중심으로 하는 당이 맞느냐”고 묻는 전화에 시달린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안 의원 측은 최 이사장 구상이 내부 결론처럼 비치는 데는 조심스러운 반응도 보였다. 이상갑 변호사는 “최 교수 의견이 신당의 정체성과 동일시되는 것은 위험하다고 본다”고 말했고, 정기남 전 부실장도 “아직 내부적으로 공론화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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