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06-01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
▲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높은 지지율을 바탕으로 '호남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큰 사진은 안 의원이 지난 5월 18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3주년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묘지로 들어서며 항의농성을 하는 유족들과 악수하고 있는모습. 연합뉴스 |
무소속 안철수 의원의 '호남 공략'이 본격화되고 있다.
안철수 캠프 관계자들은 "호남에서 안철수 이외에는 대안이 없다"며 '안철수 대세론'을 펼 정도다.
지난 재보선에서 부산 영도 출마를 거절하며 특정 지역에 고착되는 것을 거부했던 것과는 다른 태도다.
안 의원도 "기성정치가 광주정신의 과실을 향유하는 데만 열중했다"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호남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안 의원이 이처럼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이 지역이 '정치적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지이기 때문이다. 가상의 '안철수 신당'은 호남에서 민주당과 1 대 1 대결구도를 만들 정도로 성장했다.
'안철수 신당' 지지도 40%
'민주당 텃밭' 이미지 옛말
"우리는 다르다"며 차별화
인재 영입도 기성정치인 배제
조직과 인물 부족의 한계
실제 표로 이어질지는 의문
■안철수 신당, 호남에서 지지도 1위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텃밭'이었던 호남 지역은 안철수 신당에 대한 지지도가 전국에서 가장 높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한국갤럽이 지난달 실시한 정기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는 광주·전라 지역에서 40%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지지도(26%)를 크게 상회하는 수치로 지지도가 두 번째로 높은 서울(32%)과 비교해도 8%포인트 이상 높다.
전북지역만 한정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안철수 신당의 지지도가 더 높게 나타났다.
전북도민일보, KBS 전주총국, 전주 MBC가 지난달 전북도민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에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의원 주도로 신당이 출범한다면 어느 정당을 지지하겠느냐'는 물음에 안철수 신당 45%, 민주당 22.8%, 새누리당 11.3% 순으로 나타났다.
■호남 여론은 '정치권 물갈이'
호남 여론은 '물갈이'를 원하고 있다. 지난 대선과 총선에서 민주당에 전폭적인 지지를 보냈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이후에도 민주당은 '개혁'에 실패했다는 것이 호남 유권자들의 평가다.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국민을 위한 입법활동을 하는 정당'을 묻는 질문에 호남 지역에서 여당과 야당이 21%로 동률을 기록했다. 민주당의 입법 활동에 대한 평가가 새누리당을 넘어서지 못했다.
같은 '텃밭'이라고 해도 대구·경북 지역에서 새누리당에 일방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과는 다르다. 호남은 통합진보당 등 진보세력이 민주당과 맞상대를 할 정도로 '대안세력'에 대한 요구가 높다.
지난 5월 18일 광주에서 열린 기자회견 장면. 연합뉴스 |
■안 의원 측 "우리는 다르다"
안 의원 측은 이 같은 호남의 정치현실을 공략하고 있다.
"호남에서는 확실한 수치가 나온다. 내부에서도 호남에서는 승산이 있다는 평가다.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안 의원 측 관계자의 말이다.
안 의원이 민주당과 새누리당을 '기성정치'로 싸잡아 비난한 것도 이 같은 배경에서 해석될 수 있다.
안 의원 측은 '차별화'를 위해 인재 영입에서도 기성정치인을 배제하는 분위기다.
"이삭 줍기 식으로 이리 오면 공천 준다는 정치는 안 할 거다." 지난 대선 당시 안철수 대선캠프의 정치혁신포럼에 있었던 전남대 조정관 교수는 "실사구시의 정치를 지향하는 새로운 정치인들을 많이 만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조직과 인물의 한계
안 의원의 호남 공략에도 한계는 있다.
지지도를 득표로 이어줄 '대표 인물'을 내세우지 않은 것이 분명한 한계다. 지역의 현안을 수렴하는 '조직'도 없다. 현재의 지지는 실현되지 않은 '가상의 인기'다.
중앙 정치무대에서는 후원회 등이 조직되고 있지만 지역에서는 아직 첫걸음도 내딛지 못했다.
호남과 영남에서 '안철수 지지 포럼'이 구축돼 활동에 나섰지만 이는 정당의 '조직'과 비교하기 어렵다.
안 의원 측도 이들 포럼에 대해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고 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포럼은 어디까지나 자발적으로 형성된 것으로 현재로서는 별다른 '교감'이 없는 상태"라며 "향후 선거에서 내세울 '인적 자원'으로 해석하기에는 무리가 있다"고 밝혔다.
지역별 책임자를 정해 세력을 규합하는 것이 통상적인 방법이지만 안 의원 측은 이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모습이다.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놓고 여러 분야의 인재들과 접촉을 확대한다는 것이 유일한 원칙이다.
이와 관련, 조 교수는 "많은 사람들과 다양하게 교류하는 방식을 구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인물을 내세워 조직을 만들기보다는 '막연한 지지'를 더 끌어모으겠다는 말이다.
이 때문에 장하성 교수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을 '출격 대기' 상태로 놓고 안철수 개인에 대한 호남지역의 '기대 상승'을 이끌어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김종우 기자 kjongwoo@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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