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으면 안 되는 이유,
여섯 번째.
박지원 패거리가 바른정당과의 합당을 반대하고 안철수의 사퇴를 요구했던 이유는 바른정당과의 합당으로 자신들이 누려왔던 기득권이 소멸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었습니다.
그 불안감의 정점에 안철수가 존재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아니, 이들이 바라고 있던 속내는 어쩌면 안철수의 대표직 사퇴가 아니라 '정계은퇴' 였다는 말이 더 정확하겠습니다.
중재파들의 속셈은 어떻습니까.
이 들은 내부 분란의 중심에 있는 박지원 패거리의 분탕질에는 어떠한 비판도 자제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오로지 안철수에게만 일방적으로 대표직 사퇴를 강요 했습니다.
이 들 중재파들은 선의의 중재가 아니라 박지원 패거리의 분탕질을 안철수를 몰아내기 위한 무기로만 활용했던 겁니다. 박지원 패거리가 누려왔던 당내 패권을 자신들이 이어받겠다는 속셈이었던 것입니다.
만약 안철수가 사퇴하지 않는다면 중재파인 자신들도 탈당하겠다는 협박과 함께 박주선 이름을 콕 찍어 그에게 대표직을 넘기라고 안철수를 몰아세웠습니다.
주변에 그를 도와줄 측근이 아무도 없었던 안철수는 홀로 무기도 없이 이 들과 대적해야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안철수는 어쩔 수 없이 당을 살려내야 한다는 대의 하나만으로 물러나겠다고 말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자신의 안위보다 당을 우선으로 생각해 내린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카드였고 결단이었던 것입니다.
안철수가 당 대표직을 내려놓겠다고 했으니 그의 뜻을 따르자고 말 합니다.
일부에서는 노골적으로 박주선 이름까지 거론해 가며 그가 차기 당대표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분들도 눈에 띕니다.
이 분들에겐 미안하지만 내 생각은 다릅니다.
이런식의 당대표 교체는 구태 기득권의 단순한 수평 이동일 뿐 선명 야당으로의 탈바꿈이 절대 될 수 없습니다. 구태에 구태의 색갈을 덧칠하는 정치적 제자리 맴돌기일 뿐입니다. 이렇게 되면 바른정당과의 합당도 그 의미를 잃게 되고 새정치의 바램은 요원해 진다는 게 내 생각입니다.
영남쪽인 유승민이 당 대표를 하는 마당에 같은 영남인 안철수가 당대표를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당이 영남당이 되는 것 아니냐는 겁니다. 영남과 호남이 공동대표가 되어야 공평한 것 아니냐는 얘기들을 하고 계신겁니다.
나는 오랜동안 안철수를 지켜보면서 단 한 번도 안철수가 영남색을 지녔다는 인식을 한 번도 가져보질 않았습니다. 나는 안철수를 영남이 아니라 이 나라 전체를 위한 정치인으로만 생각해 왔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영호남 얘기가 거론되는 자체가 뜬금없습니다.
지역 안배, 참 좋은 말입니다.
하지만 나는 이 '지역안배' 란 용어가 아주 맘에 안 듭니다. 기득권 나눠먹기란 인식을 지울 수 없기 때문입니다. 안철수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구태의 정치용어라고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안철수에게 영남색을 입히려 드는 그 분들이, 당대표를 영호남이 공평하게 나눠가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 분들이 하염없이 쌩뚱맞기만 합니다.
지지자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십니까.
안철수가 이렇게 자의가 아닌 타의로 말에서 떨어지는 상황을 바라보면서 그저 별 생각없이 "안철수의 뜻에 따르겠다" 고 말씀하시는 여러분이 난 이해가 안 됩니다.
말에서 떨어지는 안철수를 그의 뜻이라 믿고 박수만 보내면 어쩌자는 겁니까. 영화속 연기가 아닌, 타의에 의해 말에서 떨어지는 실제상황이란 말입니다.
이렇게 저렇게 새정치의 주체가 아닌 구태속의 1/n 정치인으로 밀려나는 상황을 막아야 할 우리가 박수만 보내고 있다니요.
안철수 스스로 말에서 내려오는 게 아니라 말에서 떨어지고 있는 것이라면 그가 말에서 떨어지지 않게 우리가 받쳐줘야 하는거 아닌가요?
안철수가 말에서 떨어지면 안 됩니다.
그러면 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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