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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최장집 교수와의 결별을 보는 시각

안철수 의원과 최장집 교수의 결별과 때를 같이해서 윤여준과 김종인의 결별까지 싸잡아 거론하며 마치 모두가 그의 곁을 떠나는 듯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한겨레와 경향의 의도적 기획 기사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윤여준과 김종인을 말 하려니 그들의 정치바라기 성향을 들어내야 함이 짜증나고 또 관심도 없으므로 생략하고 최장집 교수와의 결별에 대해서만 생각해 보려고 합니다.


진보주의의 대명사인 최장집 교수는 정당정치를 지향하고 신봉하는, 진보라기 보다는 사민주의에 가까운 사상을 가진 분입니다. 따라서 최교수가 주창하는 정당정치 이론대로 따른다면 정당 공천제도와 함께 기초의원, 기초단체장 공천제도 모두를 받아들여햐 한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정당 공천제도의 폐해를 말했던 안철수의 생각과는 간극이 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 의원은 최장집교수를 싱크탱크의 이사장으로 영입하면서 최장집 교수가 정치적 지향점으로 제시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 “이념 보다는 실제로 어떤 정치를 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생각들을 정리하다보면 원칙 같은 게 생길 순 있지만 그게 전면으로 내세울 정도로 중요하다고 보진 않는다”라고 생각의 차이를 완곡하게 말했습니다. 더 쉽게 설명하면 , "보수와 진보가 아닌 상식과 비상식으로 나누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라고 그가 지향하는 이념의 경계를 분명히 설명했습니다.


그리고 안철수는 "내일이 순수 학문을 하는 연구소는 아니다. 정무적 의견과 판단을 종합할 필요도 있다." 라고 처음부터 싱크탱크의 역할도 정의한 바 있습니다.


오늘자 경향신문, 최장집교수의 인터뷰 기사에서 “안 의원은 내가 말한 진보적 자유주의에 대해서는 수용했다. 하지만 여전히 무이념(상식)을 좋아하는 것은 분명하다." 라고 최장집 교수가 지적한 부분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회주의에 가까운 진보적 자유주의와 상식의 정치와의 이념적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음을 분명하게 나타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최교수에겐 안타깝지만 안철수의 그동안의 스텐스는 '노동자의 노동환경'을 위한 진보를 표방하기는 했어도 단 한번도 이념적으로의 진보 지향을 말한 적은 없었습니다. 


교수 특유의 아집이 돋보이는 인터뷰를 보면서 든 생각은 최교수의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는 안철수의원에 대한 원망과 속상함이 두루두루 묻어있는게 확연히 보였다는 점입니다. 두 분이 정당정치의 꽃인 정당 공천제에 대한 생각의 차이, 진보적 자유주의와 상식의 정치와의 이념적 차이, 본인이 한 마디 하면 모두가 감지덕지 따라줄 것으로 여겨졌던 예상과 달리 참고만 할 뿐 정치적 지향점을 전혀 바꾸려 하지 않는 안철수에게 향한 반감등이 행간 곳곳에서 느껴지고 있습니다.  최교수가 방향을 설정하면 모두가 따라줄 것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큰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싱크탱크의 역할과 목적을 잘 모르고 있었다고 밖에 생각할 수 없습니다. 


깐깐한 자존심 덩어리 최교수와 원만한 관계가 지속되고 있음을 외부에 보여주기 위해서는 어쩔수 없이 안철수가 그의 이념과 정치노선을 최교수의 생각에 맞게 크게 수정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은 없어 보입니다. 그러나 그가 지향했던 노선을 최교수의 말을 따르고 이리저리 바꾸는 안철수에게 국민은 잘 했다고 긍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박수를 쳐줄 수 있을까요?  구태정치와의 차별성이 전부인 안철수의원에게 그건 맞지않는 컨셉일 뿐더러 그를 죽이는 길이기 때문에 그 가정은 논외로 함이 타당하고 결국 최교수가 내일을 떠나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을 생각할 수 없습니다.


두 사람이 함께 하는 한 결국 두 사람 모두에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고 10월 재보선과 내년 선거에도 나쁜 영향을 줄 것이기 때문에 지금 이 시점에서의 빠른 결별이 오히려 현명한 결정이었다는 판단입니다. 비록 안철수의원이 만류하는 모양새를 국민에게 보여주는 형식을 취하기는 했지만 안철수도 결별을 생각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것과는 다르게 스스로 결단을 내려 최교수에게 결별을 통보했을 수도 있습니다. 만약 그렇다면, 만약 안철수가 그랬다면 그의 최교수에 대한 배려심이 새삼 돋보이는 그 다운 처신으로 느껴집니다.


안철수는 우리에게 수평적 소통의 네트워크 정치를 이야기 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말대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경청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그의 정치적 방향을 설정하고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것을 우리는 매일 보고 있습니다. 그것을 바라보고 있으면서도 지도자의 결단을 소통 부재의 독선으로만 바라보는 일부의 편견적 시각이 나는 맘에 안 듭니다. 국민의 오해어린 시선과 언론의 잘못된 비판이 아픔으로 남더라도 결국은 안철수가 결정하고 판단해야 할 그만의 몫이기 때문입니다. 이리저리 바람에 흔들려 생각을 수시로 바꾸는 정치인만을 경험한 우리로서는 그의 행보가 때론 낮설게 보여질 수도 있지만 안철수의 스텐스를 나는 긍정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또 그런 안철수를 우리가 불러낸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의 현명한 판단과 뚝심을 나는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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