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고인이 되신 코메디의 황제 '이주일' 이란 분을 기억합니다.
그 분이 무대에 설 때마다 계속 뭔가를 보여주겠다고 하면서 큰 소릴 쳤지만 정작 뭘 보여 주었는지도 잘 모른채 우리의 기억에서 멀어져 갔습니다.
지금 우리가 안철수를 바라보는 시각도 이와 같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우린 지금 안철수에게 존재감이 안 보인다고 하면서 국회 등원한지 3개월 밖에 안 된 그에게 뭔가를 보여달라고 졸라대며 징징거리고 있습니다.
온라인에서 sns에서 방송 언론에서 조차 안철수의 존재감 없음이 거의 매일 입에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의원으로 국회에 들어선지 이제 겨우 3개월 된 그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그에게 쏟아지는 네거티브는 우리가 보기에도 숨이 찰 정도입니다. 하지만 대선 전부터 그래왔던 일이니 새삼스럽지도 않고 또 개의치 않는다 하더라도 그의 행보가 그렇게 순탄해 보이지 않는건 우리 모두가 보고있는 바와 같습니다.
예전 같으면 기침만 살짝 해도 온 국민이 다 알게 될 정도로 존재감 그 자체였던 그가 지금은 그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국정원 게이트라는 거대한 이슈에 묻혀 잘 돌출되지 않고 있고 생각 밖의 악재가 불쑥불쑥 튀어나와 그의 발목을 잡으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와중에도 전혀 개의치 않는듯 활발히 움직이는 그의 발걸음을 눈으로 지켜 보면서도 존재감 없다는 얘기를 하는 많은 사람들을 볼 때 우리의 성미 급한 국민성이 혹시라도 그를 지치게 만들어 중도에 주저 앉히게 되지는 않을까 우려가 됩니다.
뭔가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과 함께 뭔가를 보여줘야 하는거 아니냐는 조급증이, 또 한 편에서는 뭔가를 보여줄까 두려운 안티의 조급증이 뒤섞여 존재감을 들먹이며 이제 겨우 나무에 오른 그를 흔들어 대고 있습니다. 그의 능력과 가능성을 믿고 불러낸 우리가, 그 말고는 현재의 아사리판 정치를 바꿔 줄 대안이 없다는걸 잘 아는 우리가 할 짓은 아니라는 겁니다.
이제 겨우 3개월 지났을 뿐인 그를 구태 정치권과 안티들은 제쳐 놓더라도 그를 지지했던 사람들의 입에서 까지 존재감이란 말이 거론되기 시작하는 걸 보면서, 우리의 조급증 국민성을 다시 한 번 떠 올리면서 그가 오늘 발표한 '세제개편안에 앞서 생각해야 할 조세정의의 과제들' 을 보고 있습니다.
민주당이 국정원 사태에 푹 빠져 허우적 대느라 다른 사안엔 눈도 돌리지 못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쓸데없는 헛소리에 욕만 얻어먹고 숨어버린 문재인과는 달리 올바른 정치인으로서의 행보를 기운차게 잘 하고 있다는 생각에 "돌아갈 다리를 불 살랐다" 는 그의 말을 다시 한 번 떠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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