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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민주당 대선평가위의 대선 패인 국민의식 조사




민주통합당 대선평가위원회가 9일 문재인 전 대선 후보의 ‘리더십 결함’을 지난해 대선 패배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또 이에 따른 정치적 책임 리스트에 친노(親盧·친노무현)계 인사들을 대거 올려 당내 계파 갈등이 예상된다. 무소속 안철수 전 대선 후보(현 서울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에 대해서는 후보단일화 국면에서 보여준 부적절한 행동들이 국민과 지지층에 상당한 실망을 안겨줬다고 지적했다.

◇“문재인은 결단력 없고 중요 순간에 침묵”=보고서는 대선의 6대 패배 원인으로 사전 준비와 전략 기획 미흡, 당 지도부의 책임의식과 리더십 취약, 계파정치로 인한 당의 분열, 민주당에 대한 국민적 신뢰 저하, 방만한 선대위 구성, 문 전 후보의 정치역량과 결단력 유약 등을 꼽았다. 평가위는 특히 문 전 후보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보고서는 “문 전 후보는 당 지도부의 전면퇴진론이나 안철수 전 후보와의 단일화 과정과 같은 중요한 국면에서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다”며 “선대위도 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체제로 개편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특히 문 전 후보의 비서실은 참여정부 청와대 출신들의 ‘재회장소’ 같았다는 비판을 살 정도로 사적 인맥이 공조직을 통해 과도한 영향력을 행사했다”고 했다.

평가위는 당내 설문조사를 토대로 주요 인사들의 정치적 책임 순위도 공개했다. 4·11 총선 패배에 책임이 있는 한명숙 전 대표가 100점 만점에 76.3점으로 가장 큰 책임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고, 이해찬 전 대표가 72.3점이었다. 이어 박지원 전 원내대표가 67.2점, 문 전 후보 66.9점, 문성근 전 대표 권한대행이 64.6점을 각각 받았다. 평가위는 문 전 후보에 대해 “(캠프 구성) 결정이 가져온 심각한 부작용에 대해 성찰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길”이라고 요구했다. 평가위가 책임론 제기와 함께 문 전 후보에게 공개사과를 요구한 것으로 해석된다.

◇평가위, ‘안 전 후보의 ‘입당 제안’ 맞는 거 같다’=평가위는 지난해 11월 22일 마지막 단일화 회동에서 안 전 후보가 문 전 후보에게 ‘민주당 입당’을 제안했는지를 놓고 양측이 ‘진실게임’을 벌인 것과 관련해 “안 전 후보가 민주당에 입당하겠다는 제안을 했을 가능성은 협상의 기본상식에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며 안 전 후보 손을 들어줬다. 하지만 양측의 대화가 ‘엄청난 심리적 하중’ ‘감정적 에스컬레이션(고조)’를 동반해 진행됐다면서 “안 전 후보는 제안을 했지만 문 전 후보가 알아듣지 못했을 수 있다”고 부연했다.

평가위는 문 전 후보 측의 협상 자세도 질책했다. 문 전 후보 측의 ‘큰 형님론’ ‘통 큰 양보’에 “우스꽝스러운 짓”으로 혹평하며 “민주당의 전략은 상대를 기분 나쁘게 했다”고 주장했다. 안 전 후보 측에 대해선 “대중이 좋아할 만한 협상 태도를 보이지 못한 면이 많지만 최후의 순간에 후보직을 던져 단일화라는 대의에 헌신했다”고 두둔했다. 안 전 후보가 최후통첩식으로 제안한 ‘지지도 50%+가상 양자대결 50%’ 방식을 문 전 후보가 거절한 것과 관련해서도 “문 전 후보가 충분히 해볼 만한 여론조사 방법이었다”고 밝혔다. 문 전 후보가 마지막 제안을 받지 않아 ‘아름다운 단일화’가 되지 않았다는 비판으로 들린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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