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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WORD

바른미래당의 낮은 지지율과 그 원인

많은 분들이 아직도 "걍 당과 지도부를 믿고 따르자" 라고 말씀하십니다. 또 우리 모두가 "비판하지 말고 대승적 차원의 큰 틀의 그림을 그려낼 수 있는 혜안을 기르자" 라고 요구하시기도 합니다. 일부는 비판하시는 분에게 전화로 협박까지 한다는 말씀도 들립니다.


한마디로 말해서 "당이 불만스럽더라도 너무 토달지 말고 들이대지도 말고 그냥 믿고 조용히 지켜보자" 뭐 이런 뜻이라 여겨집니다.


아마도 여러분은 안철수가 대승적 결단으로, 나름 큰 그림의 구상과 함께 스스로 당대표직을 내려놨을거라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그런 말씀들을 하시는 걸테고 "잘한다 안철수, 안철수를 믿는다. 잘 될거다" 라고 하시는 것이겠지요.


당에서 어떤 부당한 행태를 보이더라도, 안철수에게 어떤 위해를 가하려는 시도를 보게 되더라도 지지자는 비판 한 마디 하지말고 오로지 "묻지마 지지" 를 보내야 한다는 말씀으로 해석되기도 합니다.


좋게 해석하자면 화합하자는 소리고 나쁘게 해석하면 특정 계파를 위한 바람막이로 들립니다.


그런 생각을 갖고 계시는 지지자 분들은 지도부가 지금 보여주는 행태가 아무 걱정할 필요도 없이 믿음직스럽게만 느껴지시나 봅니다. 그런데 저는 그렇게 보이지 않습니다. 아주 위험해 보입니다. 이 부분에서 여러분과 저는 각자 보여지는 간극의 시각차가 아주 커 보입니다.


저의 편견일지는 몰라도 난 아직도 안철수가 스스로 원해서 당대표직을 내려놓은 것이 아니라 중재파와 일부 멍청한 측근들의 강요에 의해 어쩔 수 없이 내려놓을 수 밖에 없었다고 믿고 있습니다. 갑옷도 칼도 다 뺏기고 홀로 사막으로 밀려났다고 믿고있는 겁니다.


어떤 조직이든 한 사람의 역량만으로 굴러가긴 어렵습니다. 그래서는 결코 성공할 수 없습니다. 이게 무슨 소리냐 하면, 한 개인의 사당이 되어서도 안 되지만, 모든 책임과 의무를 한 사람에게만 전가하고 의지해서는 안 된다는 뜻입니다.


갑옷과 칼과 날개를 빼앗긴 안철수를 홀로 전장에 등 떠밀어 내 보내서는 안 된다는 소릴 하는겁니다.


안철수 한 사람에게만 힘든 짐을 강요하지 말고, 또 모든 책임을 강요하지 말고 당 지도부가 모두 다 같이 하나가 되어 책임과 의무를 분담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당 대표란 자들도 마찬가지고 그 외 어느 누구도 "이 지역만큼은 내가 책임지고 지선에서 승리를 일궈내겠다" 고 자발적으로 손들고 나서는 사람이 없습니다. 모두가 한 발자국씩 물러나 앉아서 오로지 안철수만 바라보고 있는 형국입니다.


지난 대선때 처럼, 뒷짐만 지고 있던 자들이 대선 실패의 책임을 몽땅 안철수에게만 전가시켰듯이 또 다시 떨어진 당 지지율과 지선 실패의 책임을 안철수에게 전가시키는 장면을 우린 곧 보게 되겠지요.


우리가 안철수를 잃게 되더라도, 당이 와해되더라도, 그래도 "인내를 갖고 당과 지도부를 믿고 따르자" 라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속해서 나타나겠지만, 죄송하지만 저에게는 그럴 수 있을만큼의 인내심은 없습니다.


다시 떨어진 당 지지율의 원인을 잘 못 지어진 당명에서 찾으시는 분도 계십니다.


하지만 제 생각은 다릅니다.


합당전의 기대와는 달리 바닥에 주저앉은 지지율은 안철수가 당 대표직에서 끌려 내려온 순간 예견됐던 일입니다.


그를 끌어내린 순간 당의 지지율도, 국민적 관심도 같이 꺾어져 내렸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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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가 없으면 바른미래당도 없다는 내 생각은 지금도 변함 없습니다.


당의 지지율이 떨어졌다는 건 머잖아 당이 와해될 수도 있다는 뜻이고 안철수의 국민적 존재감 역시도 희미해 질거라는 뜻이니까요.


잘 아시겠지만, 앞으로 안철수에게 당을 다시 만들 수 있는 기회는 두 번 다시 찾아오지 않을겁니다.


새로운 패권세력이 당에 또아리를 틀려는 기운이 움트고 있는 상태에서 당이 살아날 가능성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당의 지지율이 또 다시 올라갈 수 있는 재료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당 밖으로 밀려난 안철수가 운신할 수 있는 묘수가 별로 보이지도 않습니다.


떨어진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지선에서 승리할 수 있을거란 기대는 금물입니다. 그 분위기가 이어져서 그 다음의 총선도 역시 같은 결과를 얻게 될겁니다. 안철수가 나가는 서울시장 선거라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는게 제 생각입니다.


안철수가 당대표직에서 끌려 내려온 순간 당이 회생할 수 있는 가능성과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는 가능성은 이리저리 다 날라가 버린겁니다.


국민의당 창당 후 첫 선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십니까. 심플하고 명확합니다. 안철수가 당대표 자리에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랬기 때문에 선명한 존재감 하나로 승리했던 겁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지금은 안철수가 당 내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당 밖으로 밀려나 있는겁니다.


그런데도 당은 여전히 안철수에게만 모든 짐을 지라고 요구합니다. 적어도 같은 정당에 몸담고 있는 자들이라면 그래서는 안 되는데 말입니다. 스스로 발벗고 팔 걷어부치고 전국으로 뛸 각오를 해야 합니다. 한가하게 둘러앉아 안철수를 향해 지선에도 이기고 서울시장도 나가라고 요구할 때가 아니란 말입니다.


무기까지 뺏기고 직위해제를 당한 안철수에게 너 혼자 전장에 나가 싸우라는 요구가 말이 됩니까? 싸우다 죽으라는 얘기지. 더구나 당에는 대표가 한 놈도 아니고 둘씩이나 퍼질러 앉아 있으면서 말입니다.


제가 어느 댓글에 올렸듯이, 이렇듯 방 안에 둘러앉아 고스톱들 치면서 안철수에게만 밖에 나가 돈 벌어오라고 강요하는 꼬라지가 당 내부에서 사라지지 않는 한 희망은 없습니다. 지난 대선때와 마찬가지의 책임 전가에만 몰두하고 싸우는 데쟈뷰를 또 한 번 경험하게 될 뿐입니다.


절벽을 향해 달리도록 설정해 놓았으면 그냥 절벽에서 떨어지는 겁니다. 
하늘로 올라갈지도 모른다는 망상은 허망한 꿈인겁니다.


그냥 끝입니다.


사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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