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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WORD

유성엽과 호남 단상

한참전에 "안철수의 공정성장론은 가짜고 사기다!" 란 글을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유성엽을 향해 "에이그 잘 하는짓이다" 대놓고 한마디 비판했더랬습니다. 당연히 공정성장론에 대한 그의 비판을 100 페이지도 넘게 할애 해 반박할 수 있지만 그 말 한 마디만 했습니다


그 글이 올라갈 타이밍도, 사회적 분위기도 전혀 아닌데 '안철수까기' 한 건 올렸다고 의기양양, 안경낀 두 눈을 히번떡 거리는 그가 너무 뜬금없고 쌩뚱맞다고 여겨졌기 때문에 한 마디 한 겁니다


그걸 본 어느분으로 부터 항의가 제법 쎄게 들어왔습니다.
"왜 호남을 까대느냐. 호남이 수채구멍의 지랭이로 보이느냐!"


저는 그저 개인 유성엽을 압핀으로 콕 찍어 한 마디 했을 뿐인데, 제 말이 그분에겐 호남비하로 아프게 전달된 것 같습니다.


여기서 제가 하고싶은 얘기는 공정성장론 해설도 아니고, 생뚱맞은 유성엽 바로알기 지침서도 아닙니다. (# 언젠가는 꼭 하겠지만..) 유성엽을 비판했는데 왜 호남이 상처를 받고 아파하는지 그 이유가 납득이 안 된다는 얘길 하고싶은 겁니다.


납득이 안 되는 건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마도 그 분은 나름대로 호남이란 이름의 울타리를 아니, 성벽을 높게 쌓아놓으신 건 아닌가 생각합니다. 당연히 유성엽도 그 울타리 안에서 안전하게 보호받아 마땅한 분으로 환경설정 돼 있는거구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저는 호남을 비하한게 아니라 유성엽 개인을 비판한 겁니다. 당연하게도 그 분이 호남이란 이름으로 무슨 짓을 해도 보호받아 마땅하다는 법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도망가는 도둑을 향해 "도둑이야!" 외쳤더니 옆에서 "왜 반말이냐!" 라고 반응하는 것과 다를게 없습니다. 그 분의 항의가 제게 그렇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느꼈습니다


제게 항의하시려면 "안철수의 성장론은 가짜고 사기다" 라는 말이 왜 사리에 맞는지, 왜 옳바른 비판인지를 말씀하셨어야 합니다. "왜 호남을 까느냐" 라고 해서는 안 된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은겁니다. 그건 주제를 바꾸는 것으로 부족한 논리를 감추려는 옹색한 공격방법으로만 보여질 뿐 상대를 설득하기 위한 좋은 방법이 아니란건 그분도 알고 나도 압니다.


안철수를 깐다고 해서 "왜 경상도를 까냐"고 말하는 분은 세상 어디에도 없습니다. 마찬가지로 유성엽의 워딩을 비판한 저의 한 마디를 "호남비하" 로 해석하시는 그 분이 바랬던 목적은 죄송하게도 성공하지 못 했습니다


이제는 호남이란 방탄복을 그만 벗어 던지실 때가 되지 않았나요? 호남 여러분들이 호남의 이름을 방패막으로 사용하는 한, 그래서 그 안에 들어앉아 밖으로 나올 생각을 도무지 하지 않는 한, 성벽 밖을 바라보는 색안경을 벗어던지지 않는 한, 이 논쟁의 고리인 메비우스 띠는 영원히 풀리지 않을겁니다.


이것이 '호남 트라우마' 란 이름으로 호남 여러분의 마음 속 깊이 담겨있는 사회적 아픔이라면 우리 모두가 아니라 여러분들 스스로가 먼저 풀어야할 사회적 숙제입니다.


네, 맞습니다. 나는 유성엽이 싫습니다. 쓸데없는 삑사리로 분위기를 싸 하게 만드는 그가 싫습니다. 가까운 장래에 마음을 바꿀거 같아 보이지 않는 그가 싫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말씀드립니다.


"호남은 바로 대한민국입니다!"


"호남은 호불호로 규정지을 수 없는 대한민국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