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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뉴스]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처지가 난감하겠다

2013-04-11 00:44

고하승 칼럼



안철수 전 대선후보와 박원순 서울시장
안철수 신당 창당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은 더욱 난감한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선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가 민주당과 함께하지 않고, 신당을 창당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현재로서는 그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 안철수 후보는 10일 TBS '열린아침 송정애입니다'에 출연, 민주당 입당 가능성에 대해 “정당입당 말씀드린 적도 없고 현재 고려하고 있지도 않다”고 잘라 말했다. 

심지어 안철수 측 김성식 전 의원은 같은 날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 서울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안 전 교수에 대한 민주당의 지원문제에 대해 "문재인 대선후보 단일화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도 도왔지만 진보정의당과 노회찬 후보도 문 후보를 도왔다. 한 쪽만 도우라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이는 결코 민주당과 가까이 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내년 지방선거에서 안철수 신당이 후보를 낼 것이라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신당이 후보를 출마시킬 경우 서울시 25개 구청장과 광역·기초의원 선거에서 민주당과 ‘안철수 신당’ 후보가 경쟁할 수밖에 없다. 

그럴 때 박 시장은 과연 어느 정당을 선택해야 하는가. 

이건 박 시장에게 있어서 상당히 곤란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박 시장은 지난해 서울시장 보궐선거 당시 안철수 전 서울대 교수의 지원을 받아 단숨에 유력 야권주자가 되었고, 민주당 박영선 후보와의 경쟁에서 승리해 야권단일후보가 될 수 있었다.

그가 당시 여당의 나경원 후보까지 제치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안 전 교수의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런데 박 시장은 현재 민주통합당 소속이다. 

신당으로 자리를 옮기자니, ‘신당 파괴력’이 아직 검증도 되지 않은 상태여서 불안하고, 민주당에 그대로 남아 있자니 자신이 서울시장 후보로 선출된다는 보장이 없다. 

실제 박 시장이 과연 안철수 전 교수의 도움 없이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 경선에서 승리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왜냐하면 박 시장은 지난 해 시장 보궐선거 이후 민주당에 입당해 아직은 독자적으로 지지기반을 구축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민주당은 최근 일반 국민이 참여할 수 있는 모바일 투표를 축소하는 대신 당원 투표의 비중을 늘리는 추세로 나아가고 있다. 

따라서 민심보다는 민주당 당심이 시장 경선의 승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고, 그런 규칙은 박 시장으로 하여금 전전긍긍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어쩌면 박 시장은 내년 지방선거에서 경선보다는 자신을 추대하는 쪽으로 결정되기를 내심 바라고 있는지도 모른다. 

최근 박 시장이 민주당 의원들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을 것이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 달 6일 민주당 문희상 비대위원장 및 비대위원들과 서울시청 인근의 한 식당에서 만찬을 가졌다. 물론 박 시장이 초청한 자리라고 한다. 

뿐만 아니라 박 시장은 같은 달 14일에도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내 재야출신 모임인 민주평화연대 소속 의원 15명과 저녁식사를 함께 했다. 이날 모임 역시 박 시장 측에서 주최했다고 한다. 

하지만 박 시장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내년 서울시장 후보가 경선 없이 추대되는 것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이미 박영선·이인영 의원 등 쟁쟁한 인사들이 서울시장 자리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안철수 신당에 대한 민주당 지방선거 출마자들의 반감으로, 안철수 전 교수와 가까운 박 시장에게 표를 몰아주지 않을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둔 박 시장의 최대 고민일지도 모른다. 

과연 박 시장이 신당 입당과 민주당 잔류 가운데 어떤 선택을 하게 될지 무척 궁금해진다. 
<고하승:시민일보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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