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YWORD

안철수는 정말 바보인가?

 

안철수는 정말 바보인가?



자신을 적으로 몰아 공격하는 정치권을 향해 우호적인 손길을 보내는 정치인은 없다. 당연히 맞대응 할 것이고 또 그래야 마땅하다. 따라서 안철수가 보여주는 이해 안 되는 행보를 그대로 따라 할 정신나간 정치인은 어디에도 없다. 이런 시각에서 안철수를 바라본다면 그는 바보가 맞다. 분명한 바보다. 



정말 그러한가? 미안하지만 틀렸다. 구태의 관습에 익숙해진 우리의 눈 높이에서 바라보는 안철수는 바보임이 틀림 없지만 안철수는 안철수의 눈높이에서 바라볼 때 올바른 답이 나온다. 그래야만 안철수를 제대로 읽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는 정치를 시작하기 전부터 그랬듯이 정치를 시작한 이후 지금까지 달라진게 하나도 없다. 레토릭도, 행보도, 생각도 바라보는 시선도 변화된 부분을 어디에서도 찾아볼수가 없다. 만약에 박지원이 과거의 행적과 다르게 안철수 처럼 조건없이 돕겠다고 나섰다면 노망이 들었다고 생각하거나 계산이 숨어있는 결정이라 말하며 수상한 시선으로 바라 보게 되는 것 처럼, 똑같은 시선으로 안철수를 바라보니 틀린답이 나올 수 밖에 없다.



"우리 모두는 서로의 차이와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해야 합니다. 그래야 화합하고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라고 안철수는 말했다. 어쩌면 평범해 보이는 이 말 속에 그의 생각이 녹아 들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안철수는 그가 한 말을 그대로 실천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자신을 비난하는 사람이나 지지하는 사람을 단순히 아군과 적군으로 구분하지 않는다. 모두가 한 울타리 안에서 공생하는 다 같은 대한민국의 국민이라 생각하는 포용의 정치를 구사하고 있다. 이것이 바로 "서로의 차이와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정치이고 전체를 아우르는 포용의 정치다. 이렇듯 안철수는 말 보다 실천으로 현 정치권이 언젠가는 자신의 생각을 읽어 내 줄거라는 기대와 생각으로 조용히 그들에게 말이 아닌 행동으로 설득하고 있는 중이다.



그는 아군도 적군도 지역색도 계층도 남과 북도 갑과 을로 갈라놓지 않는, "서로의 차이와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새로운 정치를 꿈꾸고 있다. 그래서 그를 비난하고 공격하는, 눈 앞에서 벌어지는 모든 적대적인 상황도 변화의 과정으로 생각하고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한다. 



이렇듯이 안철수의 행보를 두고 우리가, 지지자들이 혼란스러워 하면서 그의 행보를 두고 단순하게 '정신나간 놈이다' 라고 평가하는 건 아무나 할 수 있지만 "서로의 차이와 존재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새로운 정치를 대입하려 애쓰는 그의 생각을 미처 읽어내지 못 하는 한 안철수는 그저 한 사람의 답답한 정치인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다. 안타깝지만  아직은 우리의 시선이 거기까지 이르지 못 했다. 이 시선의 연장선에서 언젠가는 국민과 정치권이 안철수의 생각을 공감하고 긍정적인 시각으로 그를 바라볼 수 있을 때가 분명히 도래할 거라고 그는 믿는다, 언젠가 우리 모두가 안철수의 레토릭과 행보를 제대로 읽을 수 있을 때 그때 비로소 '안철수의 새정치'는 완성된 거라고 생각한다. 그는 바보가 아니다.



산업 혁명이 완성되기 까지 몇 백년이 걸렸듯이 안철수도 정치권의 구조와 행태가 단 시간에 바뀔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언젠가는 안철수의 생각이 익숙한 정치적 일상으로 받아들여지는 날이 분명히 올 것이라 믿으며 긴 호흡으로 기다릴 뿐이다. 



다만 우리가 아직 받아들일 준비가 안 돼 있다는 게 문제다. 시각이 과거에 고정돼 있다는게 문제다. 



아니면 말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