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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철수, 캠프 권력 독점한 민주당 출신 때문에 졌다

hookstory 2013. 3. 3. 10:39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측 오태동 전 국민소통자문단 위원 
아시아투데이 임지연 기자 =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와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했더라도 후보등록 및 선거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오태동 전 안철수 캠프 국민소통자문단 위원은 13일 아시아투데이와 인터뷰에서 “캠프 내 민주당 편향 인사들이 권력을 독점하고 조직을 무능력하게 운영하면서, 안철수 캠프를 대중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을 가로막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오 전 위원은 이날 안 전 후보가 민주당과의 단일화 경쟁에서 패배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4가지 제시했다.

△민주당 편향 인사들의 무능력과 캠프 독점 △민주당 편향 인사들의 낮은 충성도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캠프가 대중 조직으로 발전하는 것을 의도적으로 막은 점 △이들이 대선 완주 의사를 보이지 않아왔다는 점 등이다.

오 전 위원은 지난 3일 캠프가 해단식을 하기까지 “캠프 내 어떻게 저런 사람이 핵심 업무를 맡을 수 있느냐는 지적이 많았다”면서 “특히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위한 TV토론을 담당했던 책임자는 지난해 박원순 서울시장 선거와 올해 민주당 경선에서 실력이 없다는 사실이 검증된 사람이다. TV토론의 패배는 후보의 패배가 아니라, 민주당 편향 인사들의 패배, 무능력한 캠프 내 실무자의 패배”라고 했다.

그는 또 민주당 출신 인사들이 민주당적을 정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캠프 내 민주당 출신 인사들에게 당적을 정리할 것을 여러 차례 권유했다”면서 “그러나 이들은 후보가 단일화될 테니 당적을 정리할 필요 없다고 일축했다. 당적 정리 논란이 일어난 시점은 10월 초인데 이때는 후보가 단일화의 ‘단’자도 꺼내지 않았던 때”라고 했다.

오 전 위원은 이어 “10월 중순경 안 전 후보와 조용경 국민소통자문단장이 독대를 했을 때 민주당 당적 정리가 되지 않을 경우 새누리당으로부터 ‘민주당 2중대’라는 역공을 당할 우려가 있다. 반드시 정리해야 한다고 건의했다”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민주당적을 정리하지 않은 세력의 속내가 무엇을 의미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안 전 후보는 지난 9월 17일 대선 출마선언에서 ‘돌아갈 다리를 불살랐다’고 했고, 우리 역시 그의 말과 행동을 신뢰해 다리를 불살랐다”면서 “반면 민주당적을 정리하지 않은 세력이 이제와서 기다렸다는 듯이 문 후보 지원에 힘을 싣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진정성이 있었는지 의심이 된다”고 했다.

그는 “캠프가 외연을 확대하지 못해 안 전 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서 민주당의 ‘조직’에 패배했다는 점도 인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캠프를 장악한 민주당계 인사들이 외부인사들의 캠프 진입 자체를 막았다”면서 “철수산악회, 철수처럼 등 노사모와 같은 자발적인 조직조차 구태정치인으로 몰아 붙였다”고 밝혔다. 

그는 “국민소통자문단은 자발적인 팬클럽조차 내칠 경우 안티 조직으로 변형될 우려가 있다고 캠프 내 핵심 관계자들에게 누차 지적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면서 “이는 결과적으로 캠프가 거대조직인 민주당에 패배하는 핵심 요인이 됐다”고 했다. 

오 전 위원은 소통자문단에 대한 캠프 내 민주당 출신 인사들의 비판을 의식한 듯 고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도 이 같이 비판했다고 상기시켰다.

고 교수는 지난 5일 인터넷 매체 프레시안에 기고한 글에서 “지도부는 캠프 내외의 비판에서 빗겨나 관대한 대우를 받은 반면 활동조직이나 추종집단은 엄격한 잣대를 요구받았다”면서 “능력 있는 사람의 진입을 차단하는 결과”였다고 했다. 

오 전 위원은 민주당계 편향 인사들의 ‘보안의식’의 문제점도 제기했다. 

그는 “안 전 후보가 지난달 팀장급 회의에서 ‘10일 이후 단일화 논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언급했는데, 그가 이 말을 하자마자 언론과 민주당에 정보가 새어 나갔다”면서 “언론의 예상보다 일찍 단일화 논의가 시작된 이유가 이것 때문”이라며 캠프 내에 민주당과 내통하는 세력이 존재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 편향 인사들이 처음부터 안 전 후보의 중도 사퇴를 염두에 두고 움직인 것이 아니냐”면서 “대선이라는 큰 그림에 안 전 후보가 이용당하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안 전 후보가 단일화 경쟁에서 승리했더라도 선거를 제대로 치를 수 없었을 것이라는 말도 했다.

오 전 위원에 따르면 대선 후보 등록을 위해서는 추천인 서류를 선관위에 제출해야 하는데 서류 미비로 반려되는 경우가 많아 일반적으로 2주전에 추천서를 모두 작성해 놓는 것이 관례다.

그는 “하지만 안철수 캠프는 서류 작성이 이미 끝났어야 할 시점에 허둥지둥 서류 작성을 하고 있었고, 선거등록일 직전까지 전국 단위의 선거운동 조직을 만들지 못했다”면서 “안 전 후보가 사퇴 선언을 하는 그날까지 회계 등 선거사무를 담당할 선거사무원 모집도 제대로 안된 상태였다”고 말했다.

<임지연 기자 reah@asia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