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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씨911] 허준영은 '철새' '정치꾼'을 말할 자격이 없다

2013.04.15 15:42

화씨911 


새누리당에서 안철수 후보를 두고 철새론을 펴면서 허준영이 텃새인양 하고 있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이런 선거 전략은 허준영을 도와주기는커녕 더 나락으로 떨어뜨리는 짓이다. 그리고 이는 안철수가 허준영을 이겨야 하는 중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특히 반 새누리당 측은 허준영을 제대로 알고 선거운동을 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지금 안철수에게 지독한 안티역할을 하는 친노들이야말로 허준영을 제대로 알아야 한다. 허준영은 친노들이 가장 싫어한다는 ‘노무현 배신자’범주에서 뺄 수 없는 1인이기 때문이다.

새누리당 최고위원인 정우택은 "노원병은 철새와 지역일꾼의 싸움이라고 본다"며 "매번 왔던 분들이 낙하산 인사로 와서 떠나가는 철새 역할을 했기 때문에, 지역 주민들의 가슴에 멍이 들어있다"고 말했다. 그리고는 "이번에는 여당의 뒷받침, 후보자의 능력을 통해 허준영 후보가 지역일꾼의 기치를 걸고 꼭 당선되기를 기대한다"고 지원했다. 그러면 허준영은 정말 노원 텃새이며 지역일꾼인가?

허준영, 고려대 행정학과 출신으로 외무고시를 합격하고 외교부 공무원으로 5년 남짓 근무하다 경찰에 입문한 특이한 경력자다. 경찰입문자 중 행정고시나 사법고시출신은 많지만 외무고시 출신은 매우 귀한 존재, 그래서인지 허준영은 행시나 사시출신들보다 승진도 늦고 보직도 그리 화려하지 못했다. 쉽게 말해 총경으로는 1급지 경찰서장도 하지 못하고 강원도 벽지인 양양경찰서장을 지낸 정도였다.

또 경무관급으로도 경북지방청, 강원지방청 차장, 치안감급으로도 중앙경찰학교장, 강원지방청장 등 경찰고위직으론 한직(?)을 맴돌았다. 경북고 고대 행정학과 고시를 거친, 경찰로는 성골급임에도 경찰 입문 후 제대로 빛을 보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러던 허준영의 경찰인생은 노무현 정권에서 꽃을 피운다. 노무현 정권에서 빛을 본 것이다. 즉 강원경찰청장 재임 중 노무현 정권이 들어서면서 청와대 치안비서관으로 발탁되면서다. 그리고 서울경찰청장을 거쳐 경찰청장으로 화려한 승진행렬을 한다. 경찰 입문 후 허준영의 인생에서 가장 화려한 승진행렬이다. 그러나 이랬던 허준영은 가장 먼저 노무현을 배신한 인물이다. 

2005년 쌀개방협상 반대를 외치며 강력한 시위를 전개하던 농민 2명이 경찰의 강경집압에 희생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텔레비전을 통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할 정도의 심각한 사태였다. 허준영 경찰청장은 이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퇴했다.(하지만 지금도 허준영 후보는 당시 농민 사망은 자신의 책임도 강경진압을 한 경찰의 책임도 아니라고 한다)

어떻든 허준영은 이때 경찰청장을 사퇴한다. 그리고는 곧바로 반 노무현 반 열린우리당이 된다. 이듬해인 2006년 서울 성북을 재보선에 한나라당 공천신청을 하는 것으로 제대로 커밍아웃을 한 것이다. 노무현에서 확실한 반 노무현으로 변신한 것이다. 그러나 당시 한나라당에서 허준영을 공천할 수는 없었다. 한나라당이라고 민심을 모르지는 않았기 때문에 그는 공천에서 떨어진다. 

2008년 총선, 허준영은 다시 서울 중구에 공천 신청을 한다. 서울 중구...이 상징적인 지역구에 한나라당이 허준영을 공천하겠는가? 중구는 나경원이 전략공천된다. 

이 후 허준영은 2009년 코레일 사장으로 등용된다. 당시 상황으로 보건데 이명박이 허준영을 코레일 사장으로 발탁한 이유는 사실상 코레일 민영화, 특히 KTX민영화에 목적 때문이었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은 출범하자마자 공기업 민영화론에 불을 지폈고 곧바로 2008년부터 민영화 대상으로 코레일, 인천공항, 담배인삼공사 등의 민영화를 추진했다. 하여 코레일 민영화 추진에 합당한 인물로 말을 잘 들을 것 같은 허준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이후 허준영은 임기 내내 코레일 민영화 논란 한 복판에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국토부는 코레일 전체가 안 되면 KTX라도 민영화하려는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런 과정이었으나 국민의 반대가 심해 어떤 결말도 얻지 못한 허준영은 2011년 2년 임기를 마치게 된다. 

그리고 2012년 총선, 허준영은 다시 새누리당에다가 강남지역구 공천을 신청한다. 그러나 강남도 새누리당으론 전략지역, 결국 밀리고 밀려 노원으로 출마하게 되었다가 노회찬에게 현격한 차이로 패배한다. 

여기까지가 허준영의 노원출마까지 비하인드 스토리다. 이런 허준영이 노원 텃새인가? ‘여당의 뒷받침, 후보자의 능력을 통해 지역일꾼의 기치’를 내걸 수 있는 후보인가?

노무현의 사람에서 보수정당으로 변신한 것은 그의 주장대로 자신의 정치이념과 같은 보수정당에서 정치를 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이해하자. 그렇지만 대구 출신에 경북고등학교 졸업, 노원과는 지역적 연결고리가 없다. 평생경찰, 노원과 연결고리가 없다. 코레일 사장, 노원과 연결고리가 없다. 거기까지도 좋다. 안철수라고 다르지 않으니까....

하지만 정치입문을 위해 허준영은 서울 성북을, 서울중구, 서울강남까지 3군데를 노크했다가 실패하고 노원에 낙하산으로 떨어졌다. 이런 후보를 공천하고도 노원에서 철새론 지역일꾼론 정치꾼론을 말하는 정당이 새누리당이다. 

노원에서 안철수가 지면 안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 자신들이 하면 로맨스요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새누리당의 정치행위를 노원에서라도 중단시키는 것이 바로 새정치의 출발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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